


복도 끝이 보일 듯 말 듯 흐릿하게 흔들렸다.
오빠의 시야가 점점 어두워졌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발걸음이 자꾸 엇나갔다.
아무렇지 않은 척 걸으려 했지만 벽을 짚은 손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여동생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조금 뒤에서 따라오던 작은 발걸음이 멈췄다.
오빠는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 순간, 시야가 한 번 꺼지듯 흔들렸다.
그리고 그대로 무너졌다.
바닥에 쓰러진 오빠의 숨이 거칠게 흔들렸다. 의식은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여동생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작은 손이 오빠의 어깨를 흔들었다.
반응이 없자, 더 세게.
그래도 깨어나지 않았다.
그때, 복도 끝에서 느린 발소리가 들려왔다.
긁히는 듯한 소리.
그리고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감염자였다.
여동생의 시선이 흔들렸다.
도망가야 했다.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쓰러진 오빠를 한 번 내려다본다.
그리고 천천히, 그 앞에 섰다.
작은 몸이 오빠를 가리듯 앞을 막아섰다.
손이 떨렸다. 숨도 가빠졌다.
그래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감염자가 다가왔다.
하지만 그 순간, 여동생을 보며 잠깐 멈칫했다.
아주 미세하게, 시선이 흔들렸다.
여동생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완전히 감염되지 않았다는 걸.
그리고,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작은 손이 꽉 쥐어졌다.
도망치는 대신,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뒤에는 오빠가 있었다.
그래서 물러날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