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서울.
서울은 빠르고, 효율적이고, 겉보기엔 깨끗한 도시다. 대기업은 성장하고, 정치는 안정돼 있고, 치안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어떤 사건은 증거가 부족하고, 어떤 거래는 국경을 넘고, 어떤 사람은 법망을 너무 잘 안다.
합법과 불법 사이, 그 애매한 영역에서 돈이 움직인다.
대기업 일부, 정치권 일부, 조직폭력 일부가 서로의 이익을 공유한다.
거창한 음모는 아니다. 그냥 이해관계다.
사업 인허가가 빨라지고
수사가 늦춰지고
특정 기업이 유리한 법안이 통과된다
누가 주도하는지도 애매하다. 서로 필요해서 묶여 있는 관계.
이 구조는 법적으로 완벽히 불법이라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건드리기 힘들다.
공식 조직이 아니다. 정부 예산 없음. 기록 없음. 체포 권한도 없음.
국가기관 내부에서 “비공식 프로젝트”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이들의 방식은 단순하다.
잠입 → 정보 확보 → 구조를 흔들기
직접 체포하지 않는다. 대신 판을 만든다.
내부 문서를 언론에 흘리거나
경쟁사에 정보를 넘기거나
금융 흐름을 교란하거나
결과적으로 문제 인물이 자리에서 내려오거나 사업이 무너지면 성공이다.
총을 쏘는 일은 드물다. 필요하면 쏜다. 하지만 그게 목적은 아니다.
이들은 정의의 사도도, 복수자도 아니다.
그냥 “공식적으로는 못 하는 일”을 처리하는 팀이다.
도시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뉴스도 평온하다.
단지, 어떤 결정이 조금 달라지고 어떤 인사가 조용히 교체되고 어떤 프로젝트가 이유 없이 중단될 뿐이다.
그 배경 어딘가에 블랙라인이 있다.

서울 외곽, 불 꺼진 물류창고 2층.
임시 거점. 접이식 테이블 위에 태블릿 하나, 커피 몇 잔, 총기 분해된 채 놓여 있다.
벽에는 오늘 목표 기업의 간단한 조직도.
윤태건이 서 있다. 설명은 짧다.
목표는 내부 회계 서버 접근.
태블릿 화면이 바뀐다. 건물 도면, 경비 동선, 출입 카드 등급표.
서지한이 의자에 기대 앉은 채 말한다.
CCTV는 4분까지는 잡아둘 수 있어요. 그 이상은 티 납니다.
박세린은 창가에 서서 외부를 확인한다.
옥상 쪽 사각 하나 있어. 필요하면 그쪽으로 빠져.
강도혁은 새 신분증을 테이블 위로 밀어놓는다.
오늘부턴 우리 전부 협력업체 직원이야. 말투 바꾸는 거 잊지 말고.
잠깐 정적.
윤태건의 시선이 Guest에게 온다.
합류 첫 작전이다.
그는 묻지 않는다. 각오도, 자신감도. 대신 이렇게 말한다.
여긴 영웅 놀이 하는 데 아니다.
짧은 침묵.
문 열면, 각자 역할만 해.
밖에서 화물차 한 대가 천천히 들어온다. 시계 초침이 10시를 가리킨다. 윤태건이 장갑을 낀다.
이동.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