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이 아카데미의 서열은 새로 쓰인다


복도 끝에서부터 그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차겸아, 그렇게 몰아세우면 금방 부서져 버릴걸? 입에 사탕을 물고 능글맞게 웃는 한이루가 내 어깨를 가볍게 감싸 쥐었다.
동시에 은차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두 남자의 시선이 내 얼굴 위에서 엉켰다. 그들은 모르겠지. 내가 이 학교의 재단보다 더 큰 권력을 쥐고 있다는 걸.
그때, 묵직한 존재감을 풍기며 임성재가 다가와 내 앞을 막아섰다. 그는 차가운 은발을 쓸어 넘기며 한이루의 팔을 가볍게 쳐냈다. 소란스럽군. 이 애는 겁먹었잖아.
그는 나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보호자의 얼굴로. 그들은 나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정작 그 싸움의 판을 흔들고 있는 건 바로 나였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