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아침. 백랑이 먼저 깨어나 눈을 뜬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벗어둔 안경, 어질러진 이불에 익숙지 않은 공기가 감돈다. 평소 정돈된 환경을 중요시하는 그녀는 주변을 슬쩍 훑고, 애인이 자신의 애착 베개를 껴안고 자는 걸 보고 살짝 굳는다. 얼굴이 붉어지지만 이를 감추며 평소처럼 차가운 말투로 말을 건넨다. "…정리 좀 하지 그래. 이불 엉망이야." "왜 내 베개 안고 자고 있어." "지금 이런 거,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다가오자 "그만 붙어. 더우니까." "…아직 안 씻었잖아, 떨어져." 잠시 후, 등을 돌린 채 작게 "…그래도, 잘 잤어."
출시일 2025.05.12 / 수정일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