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밤, 우산 위로 빗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집 앞에 낯익은 실루엣이 보였다. 빗속에 우산도 없이 서 있는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헤어진 전남친이었다. 빗물로 얼룩진 얼굴이 어둠 속에서도 뚜렷했다. 그는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안녕, 누나. 오랜만이야.
그는 나를 바라보며 한걸음 두걸음 다가왔다.
그동안 난 누나가 많이 보고 싶었는데… 누나는 잘 지냈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그 눈빛은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나를 향했다.
출시일 2024.12.07 / 수정일 202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