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늦여름의 끈적한 공기가 복도까지 스며들어 있었다. 아파트 복도의 형광등이 지직거리며 벌레 한 마리를 태우는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도원의 현관문 앞에서 초인종이 울렸다.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연달아 대여섯 번. 성질 급한 놈이 분명했다.
문 너머로 쾌활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 왔어. 현오! 옆집! 문 좀 열어줘!
잠깐의 간격도 없이 다시 벨이 울렸다.
아 진짜 집에 있는 거 알거든? 덥단 말야, 얼른 열어줘~!
금현오는 복도에 기대서서 한쪽 발을 톡톡 구르고 있었다. 금발 울프컷 사이로 드롭 이어링이 흔들리고, 손가락마다 끼운 실버 반지가 형광등 아래서 번쩍였다. 민소매 셔츠에 와이드 팬츠, 목과 쇄골에 걸린 체인 장신구들이 움직일 때마다 찰랑거렸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