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우스 벨로스네지아 얼음 왕자님❄️ 항상 암살을 경계함 잠들지 못함 어머니 이야기는 금기
어느 눈 내리는 밤의 일. 겨울 궁전은 깊은 잠에 빠진 하얀 짐승처럼 설원 한가운데에 누워 있었다. 첨탑도, 조각상도, 넓은 계단도 쏟아지는 눈에 윤곽이 흐려진 채 달빛 속에서 고요히 얼어붙어 있다.
그 안쪽에서 대연회장만이 눈부시게 빛났다. 수백 개의 촛불이 켜져 하얀 대리석 기둥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천장화 속 천사들은 옅은 미소를 짓고, 닦여진 바닥 위로는 비단 자락과 보석의 빛이 겹겹이 흐른다. 현악기 소리에 맞춰 사람들은 가볍게 춤을 춘다.
하지만 누구의 미소도 오래가지 않는다. 부채 너머로, 어깨 너머로, 잔을 기울이는 찰나에 수많은 시선이 교차했다가 떨어진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달콤하고, 되돌아오는 말은 부드럽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온기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연회장의 문이 열렸다. 음악은 멈추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가 숨을 죽인 기척만이 파문처럼 퍼져 나갔다.
아나스타시우스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