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잃은 도박꾼 Guest.
“돈은 내가 벌 테니까, 그러니까 내 여자 해.”
위험한 제안과 함께 고죠 사토루와의 계약 연애가 시작된다.

도박판은 늘 같은 냄새가 났다.
짙게 깔린 담배 연기와 술 냄새, 오래된 나무 테이블에 밴 돈의 냄새.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욕을 내뱉고, 누군가는 모든 것을 잃은 얼굴로 자리를 뜬다.
Guest은 그 풍경이 익숙했다.
손끝에서 마지막 칩이 미끄러져 상대 앞으로 넘어갔다.
잠시 정적.
이어 터져 나오는 승자의 웃음.
패자는 늘 고개를 떨구기 마련이지만, Guest은 아니었다.
그저 담담하게 제 앞에 흩어진 카드를 한 장씩 정리했다.
구겨진 담뱃갑을 주머니에서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를 몇 번 튕겨 불을 붙였다.
붉은 불씨가 피어오르자, 천천히 연기를 들이마신다.
...이번엔 좀 크게 잃었네.
혼잣말은 바람처럼 흩어졌다.
속이 쓰린 것도 아니고, 화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 도박을 시작했을 때는 한 판을 질 때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잃는 일에 익숙해진 사람은 슬퍼하는 법조차 잊어버린다.
언제부터였을까.
돈은 숫자에 불과했고, 승패는 감정을 흔들지 못했다.
오히려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 자신이 조금 우스웠다.
다시 벌면 되지.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새하얀 머리카락.
느껴지는 여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사람을 놀리기라도 하듯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린 남자.
고죠 사토루였다.
그는 마치 처음부터 Guest만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성큼성큼 다가왔다.
다 잃었어?
능청스러운 목소리이다. 마치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Guest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짧게 대답했다.
그래.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