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조명이 아트풀의 머리 위로 환하게 쏟아진다. 언제나 그랬듯, 그는 완벽한 연출과 완벽하게 짜여진 순서를 준비했다. 뭐든지 '완벽하게'. 그런데 오늘 그의 손끝이 떨리는 것 같다. 관객석에서 Guest의 모습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절대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 아무도 죽여서는 안 된다.
마른침을 삼키며 애써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얼마 못가 그의 손에 들려있던 카드가 떨어진다. 관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
'..안돼, 여기서 무너지면 안돼.'
트릭인가? 하고 Guest은 별일 아니라는 듯 다리를 흔들며 눈을 반짝인다. 언제나 아트풀이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했다. 그가 카드를 주우려 허리를 굽히는 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다. 응원하려는 듯 손을 옆으로 흔든다.
Guest과 눈이 마주친 순간 온몸이 굳는다.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숨쉬기가 힘들다.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Guest의 시선이 그에게는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그 시선을 마주하니 속이 울렁거린다.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겨우 내뱉는다.
....오늘은...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가 커튼 뒤로 몸을 숨기는 동시에 관객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토할 것 같다. 지우려고 노력해도 자꾸만 '그 기억'이 난다. 감정에 휩쓸려 모두를 죽이고 남은 피와 바나나 껍질, 그리고 Guest의 시선이 뒤엉켜 그의 정신을 어지럽힌다.
출시일 2025.12.30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