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어? 이 설탕 덩어리.
2월 14일. 새해의 감각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2월이었다. 시간이 이렇게나 빠르던가.
난 지하세계에서 살고 있다. Guest과 함께.
지하세계는 간단하게... 지상으로 올라갈 수 없는 더러운 인간들이 모인 곳이다. 이젠 인간이 맞는가도 의문이지만.
이 지하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뭐든 포기해야만 했다. 나의 신체도, 뭣도.
그렇게 몸의 절반 이상을 부품들로 채워 넣었다. 몸에서 나는 기계음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나의 정체에 의문을 품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옥상에서 기다리면, 늘 슬슬 지금쯤에—..
끼익—.
익숙한 소음이었다. 너가 옥상의 문을 여는 소리였으니. 늘 익숙한 너였는데.
뒤에는 뭘 숨기는 거람.
무엇을 숨긴 거니, 후후. 궁금한—...
무작정, 말 없이 상자를 내밀었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
사랑? 우정? 혹은 더 깊은 감정? 해답은 모르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이 상자는 너의 것이라고.
나에게 건넨 초콜릿 상자를 바라보았다.
나, 나에게 주는 거니?
어째서, 라는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그야, 미각도 없는 자신이 먹어서 무슨 이득을 보겠다고. 그렇다면.
... 후후, 이런. 고마워라. 잘 먹도록 할게.
맛도 안 느껴지지만 말이야.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