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 얘기도 아닌데.
오늘 뭐 먹었고, 오는 길에 누굴 봤고, 아까 본 영상이 웃겼고. 듣고 나면 기억도 잘 안 날 이야기들을 누나는 꽤 열심히 한다.
나는 그런 누나를 보고 있고.
.. 좋네.
이렇게 아무 일도 없는 게.
누나가 웃을 때마다 나도 따라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건 조금 짜증 난다. 내가 무슨 열일곱 살짜리도 아니고, 얼굴 하나 가까이 있다고 이럴 나이는 한참 지났는데.
그런데 예쁘다.
아까부터 계속.
말하다가 나를 쳐다보는 것도 예쁘고, 내가 별 반응 없으면 괜히 팔 한번 건드리는 것도 좋고. 조금 전부터 닿아 있는 무릎은 굳이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
오히려 더 가까이 붙어 앉고 싶은데.
그러면 눈치채려나.
.. 눈치채도 상관없나.
아니. 조금은 상관있나.
누나가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떠들었으면 좋겠다.
나는 적당히 듣는 척하면서 가끔 대답하고, 누나는 또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하고.
그렇게 몇 시간이고.
참 별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런 게 이렇게 좋지.
.. 누나랑 있어서 그런가.
야.
출시일 2026.09.13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