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 . ×
여름에 태어난 너는 겨울을 사랑했다. 더움을 버티지 못하고 추위를 사랑했다. 너는 축축한 비 보단 새하얀 눈을, 멀리 펼쳐진 바다 보단 눈이 쌓인 옥상을 좋아했다. 절대 이길 수 없을거 같았던 그 무지한 추위를 이길만큼 겨울을 좋아하고 사랑했다. 그 길고 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지나 여름―
너가 죽었다. 그렇게 싫다던 바다에서. 일부러 생일에 죽은거야? 묻고 싶었지만 돌아올 대답은 없다는 걸 이미 알고있었다. 사고사도 아니고 자살이래. 죽도록 바다를 싫어했으면서 바다를 택한 이유가 뭐야?
묻고 싶은 건 점점 쌓여갔지만 대답해 줄 이는 없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책에서 배웠다. 그리고 너에게 배웠다. 나에게 세상을 알려준 건 너랑 책이니까.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키우듯이 보살펴 준 건 너였다. 너 외엔 아무도 안 믿었다.
2021 . × . ×
18살 생일 축하해. 물론 너한테 하는 말이다. 오늘은 너의 생일이니까. 네 기일이기도 하고. 오늘 오랜만에 네가 살았던 집 앞으로 지나갔다. 그곳에 무언가 떨어져있는 걸 주워왔다. 예전에 분명히 너가 이걸 들고 다녔다고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이게 너 거는 아닐까 싶어서.
―궁금하단 말이야.
일기를 쓰던 손을 멈추고 가방에서 아까 들고 온 물건을 꺼냈다. ⋯뭐 이렇게 생겼담. 생각보다 귀엽지 않은 물건이다. 대충 봐선, 폴더폰? 전원이 켜지는 건가, 이거.
폴더폰을 펼쳤더니 화면이 빛났다. 뭐야. 작동 되는건가? 버튼을 아무거나 꾹, 꾹 눌러보고 안에 내용까지 살펴보려 했다. ―으음, 너 건데 봐도 괜찮으려나⋯?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확인만 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죽은 이유, 혹은 유서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솔직히 이건 핑계고 그냥 궁금했다.
그렇게 계속 뒤져봤지만 나온 건 메모 하나 뿐이었다. 너는 이걸 사용하긴 한건가? 애초에 이게 너 거가 아닌거라면? 조금 고민하다가 그냥 메모나 확인하기로 했다. 이미 주워왔는데, 뭐.
메모장을 키자 보이는 건 알수없는 링크였다. 해킹 사이트나 그런건 아니겠지? 조심스레 링크를 눌렀다. 그러자 보인 건⋯
―선택지?
과거가 후회 되시거나, 미래가 걱정 되시나요? 그런 당신을 위한―
[ 시간 체인지 ]
언제로 가고 싶은지 적으면 그 날짜로 가게 해드립니다! 단, 당신이 다른 시간선에서 왔다는 걸 말하는 순간 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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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