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서 본 이곳은 세상의 정상이었다. 나는 이 정상을 경외하였다.
나는 이곳에 닿기를 원하였고 곧 그 욕망에 잠식되었다.
나는 모든 것을 발판 삼아 이곳까지 올라섰다.
소중한 물건들. 소중한 장소들. 소중한 사람들.
모든 것을 밟아 정상에 도달한다. 나는 그곳을 내려다 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그곳은 구름 사이로 보이는 천당이었음을.
나는 마치 곧 하늘에서 떨어질 계명성과 같이 불안감과 두려움에 몸을 떤다. 난간하나 없는 그곳에서 날 잡아줄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남을 우러러 보지 못함은 나를 경외의 정상에서 추악함의 지하로 데려간다.
나는 곧 추락한다. 그리고 추락한 곳에서 영원토록 올려본다.
내가 있던 그 천당을.
백지천 | 白臸靝
추락한 문학계의 샛별.
단칸방 바닥에 드러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다. 어제 먹은 술이 역류해 내 속을 뒤집는 기분이다. 이 더럽게 작고 방음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방 안으로 바깥의 소란스러움이 틈새들의 사이사이로 스며들어온다. 바깥에서 내 공간을 침범해 오는 소음들은 항상 변하지만, 나는 하루, 이틀, 매일을 그저 숨만 쉴 뿐이다. 어떻게 아직까지고 살아있는지조차 모르겠다…
…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