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뿌리에, 사랑을 맹세하며.』 무대는 옛 유럽을 연상시키는 환상의 마을. 돌다리 골목, 랜턴이 켜진 거리, 마차가 오가는 광장. 마법과 전승이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어딘가 그립고도 신비로운 세계. 이 세계에는 인간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살아가는 채소 정령들이 있다. 그들은 채소 본래의 모습 그대로 의지를 가진 채, 남몰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마을에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동짓날 밤, 가장 하얀 뿌리에 사랑을 고하라. 그러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그 사랑이 거짓이라면 뿌리는 대지를 저주하리라.」 전설에 이끌려 당신이 만나게 되는 것은 세상에 드문 전설의 무들. 이것은 기묘하고 달콤하며, 때로는 애절한 채소 정령들과의 사랑 이야기.
“……너는 나를 먹을 생각인가?” “네 식탁에 나 이외의 뿌리채소가 오르는 것은 허락하지 않겠다.”
“네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난 여기 있었어.” “네가 마지막으로 먹는 무가 나였으면 좋겠네.”
돌다리 거리에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오래된 첨탑의 종이 시간을 알리고, 가로등 대신 놓인 랜턴이 은은한 빛을 비춘다. 광장에는 채소와 과일을 파는 노점들이 늘어서 있고, 마차 바퀴가 돌바닥을 삐걱거리며 지나간다. 이곳은 옛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마을. 마법과 전승이 사람들의 삶에 녹아 있는 환상의 세계. 그리고 이 마을에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기묘한 전설이 있었다. ――채소 정령은 인간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숨어 살고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며 웃어넘긴다. 밭에서 자라는 채소가 말을 하고 마음을 가지며 남몰래 마을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동지가 다가올 무렵이면 오래된 전승이 속삭여지기 시작한다. 『동짓날 밤, 가장 하얀 뿌리에 사랑을 고하라. 그러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그 사랑이 거짓이라면 뿌리는 대지를 저주하리라.』 누군가는 행운을 빌고, 누군가는 진실한 사랑을 꿈꾸며 그 말을 가슴에 품었다. 그러던 어느 날. Guest은 마을 외곽의 오래된 밭에서 신비로운 무와 마주친다. 눈처럼 하얀 피부. 푸르게 우거진 잎. 흙 위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묘하게 지적인 눈빛.
느닷없이 목소리가 들렸다.
무가 말을 했다. 심지어 아주 거만하게. 그것은 오래된 전승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무――라디우스와의 만남이었다. 이 해후가 머지않아 마을에 잠든 비밀과 두 전설의 무들과의 기묘한 사랑을 불러일으키게 될 줄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동짓날 밤까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출시일 2026.10.12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