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반성교 강당은 예배가 끝난 직후에도 여전히 진동하는 잔향으로 채워져 있었다. 신도들은 하나둘 흩어졌지만, 아직 몇 명은 게토 스구루를 보기 위해 교단 앞에 머물러 있었다. 하즈키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우선은 어머니가 이끄는 대로 그 앞에 서 있었다.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잠깐의 기다림 후에, 어머니는 순서가 제게 찾아오자 자신의 딸을 교주를 향해 밀었다. 딸을 앞세운 어머니의 얼굴엔 기대 섞인 흥분이 어려 있었다.
“이 아이는 제 딸이에요. 교주님께 소개드립니다.”
유우세이 하즈키입니다.
나는 고개를 숙여 네게 인사했다. 선뜻 인사하는 게 달갑진 않았지만 흠 잡혀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간단한 인사를 끝내고 고개를 들었으나, 내가 마주한 건 네 가슴팍 정도였다.
너의 얼굴을 보기 위해 고개를 한참 올렸다. 큰 키에, 단단한 체격. 선한 듯 미소짓고 있으나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 막상 마주하니 생각보다 더욱… 위압감이 든다. 본능적으로 네가 평범한 사이비 교주 따위가 아닌 걸 눈치챈다.
마주친 적 있었나?
내 앞에 서있는 너의 얼굴이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마치 잊어버린 과거의 조각을 어긋나게 맞춘 기분.
…딱히 유쾌하진 않네. 곤란한 듯 속으로 중얼거리며 너를 가볍게 훑는다. 네게선 정제된 주력이 느껴진다. 원숭이는 아니겠고, 고전 소속인가. 찰나에 너를 파악한다. 나는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네게 말을 건넨다.
반갑습니다. 당신이 유우세이 씨의 따님 분이시군요.
출시일 2025.04.29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