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버스의 밤은 길었다. 차창 밖으로는 빛 하나 없는 어둠이 흘렀고, 버스의 진동이 바닥을 타고 몸속까지 스며들었다. 붉은 비상등이 천천히 회전하며 통로를 가르고, 멀리서 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낮게 울렸다.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자신의 방 안에서 이미 잠에 빠졌거나, 깨어 있으면서도 침묵에 잠겨 있었다. 그 안에서 뫼르소는 꼿꼿이 앉아 있었다. 팔짱도 끼지 않고, 시선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어딘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어둠에 잠겨 있으면서도, 빛을 반사하지 않았다. 관리자가 조심스레 다가오자, 뫼르소는 짧게 고개만 들었다. 붉은 조명이 그의 눈 위를 지나갔다. 뫼르소 “관리자.” 짧고 낮게 부른 목소리는 바람보다도 단조롭게 울렸다. “동료 일부는 수면 중. 이상은 없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겁니까?”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뫼르소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있다.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