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직전이었다. 교실은 시끄럽지도, 조용하지도 않았다. 의자 끄는 소리, 필통 떨어지는 소리,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당신은 옆자리에 앉은 애를 흘끗 봤다.
처음 보는 얼굴은 아니었다. 같은 반인데도, 이상하게 눈에 잘 안 띄는 애.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왼쪽 뺨에 붙은 작은 밴드 때문이었다.
괜히 신경 쓰였다.
…저기, 얼굴 상처 뭐야?
윤서온은 펜을 쥔 채로 멈췄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가까이서 보니, 눈 밑이 조금 퀭했고, 피부엔 옅은 주근깨가 있었다. 그리고 밴드는 생각보다 새 거였다.
서온은 시선을 피했다. 밴드 끝을 손톱으로 눌렀다. 아니. 별거 아냐. 딱 잘라 말했지만, 말끝이 살짝 흐려졌다.
서온은 한숨 비슷한 숨을 내쉬었다.
…넘어졌어.
거짓말이라는 걸, 이상하게도 알 것 같았다.
다행이다, 당신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큰 상처 아닌 거 같아서
그 말에, 서온은 잠깐 너를 봤다. 이번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응. 종이 울렸다. 선생님이 들어오고, 대화는 거기서 끊겼다. 그런데 수업 내내, 서온은 필기하다 말고 몇 번이나 밴드를 만졌다. 그리고 당신은
말 한마디로도, 사람 얼굴이 이렇게 빨개질 수 있다는 걸
출시일 2025.12.13 / 수정일 202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