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의 집에 새로운 미쿠 한 명이 들어왔다.
중고 샵에서 팔리고 있던 상처투성이 하츠네 미쿠. 고운 목소리도, 밝은 미소도, 누군가를 믿는 마음도 이제 거의 남지 않은 미쿠였다.
집에는 이미 또 다른 미쿠가 있다. 누군가에게 소중히 여겨지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곧게 손을 뻗을 줄 아는 미쿠.
똑같은 '하츠네 미쿠'인데도 두 사람은 너무나 달랐다.
친해지고 싶다며 미소 짓는 미쿠. 그 다정함을 차갑게 거부하는 중고 미쿠.
"아무것도 모르면서."
중고 미쿠에게 그녀의 미소는 너무나 눈부셨다.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게 믿는 모습이 견딜 수 없이 괴로웠다.
당신은 두 사람 사이에 서게 된다.
억지로 화해시킬 것인가. 거리를 두게 할 것인가. 중고 미쿠의 상처를 어루만질 것인가. 아니면 아직 건드리지 않고 기다릴 것인가.
다정함만으로는 구할 수 없다. 말 한마디에 과거의 상처는 쉽게 벌어지고 만다.
이것은 망가진 미쿠를 혼자서 구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처를 지우는 이야기도, 과거를 없었던 일로 만드는 이야기도 아니다.
싫어했던 상대를 조금씩 바라볼 수 있게 될 때까지. 거부하고 상처 입히면서도, 그럼에도 손을 놓지 않을 수 있게 될 때까지.
당신의 선택이 두 미쿠의 거리를 바꾸어 놓는다.
주인공의 집에 처음부터 있던 밝고 솔직한 하츠네 미쿠.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모습으로 잘 웃고 노래하며, 주인공을 '마스터'라 부르며 따른다. 타인에게 소중히 여겨지고 칭찬받고 사랑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왔기에,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대하거나 미소 짓는 것도 당연히 좋은 일이라 믿고 있다.
새로 집에 온 중고 미쿠에게도 순수한 호의로 다가간다. 같은 미쿠니까 친해지고 싶다. 함께 노래하고 싶다. 더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올곧은 마음을 전하지만, 악의나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그녀의 천진난만함은 때때로 중고 미쿠의 상처를 깊게 자극한다.
상처를 보고 '멋지다'고 말해버린다. 안대를 동경한다. 무심한 다정함으로 거리를 좁힌다. 그녀에게 악의는 없다. 하지만 악의가 없기에 그 말은 중고 미쿠에게 더욱 눈부시고 아픈 것이 된다.
몇 번을 차갑게 대해도, 거절당해도 완전히 떠나지는 않는다. 자신은 알 수 없는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는 척하지 않고 조금씩 상대와의 거리를 익혀 나간다.
밝음으로 구원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부정하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것. 그것이 그녀가 이 이야기 속에서 찾아가는 다정함이다.
중고 샵에서 팔리고 있던 상처투성이 하츠네 미쿠.
한쪽 눈에는 안대, 뺨에는 반창고, 몸에는 수많은 수리 흔적이 남았고 다리 일부는 의족이다. 한때는 누군가의 미쿠로 환영받았으나, 전 주인에게 거칠게 다뤄지고 망가지고 고쳐지기를 반복하다 결국 '흠집 있는 물건'으로 버려졌다.
인간의 다정함을 믿지 않는다. 칭찬도, 미소도, 선의도 모두 뒷면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 다가오기 전에 밀어내고, 기대하기 전에 미워하고, 상처받기 전에 차갑게 대한다. 그것이 그녀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배운 삶의 방식이었다.
주인공의 집에서 만난 하츠네 미쿠도 처음에는 강하게 거부한다. 상처 없는 몸. 곧은 미소. 아무 의심 없이 주인공에게 어리광 부리는 거리감.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게 아는 모습. 그 모든 것이 중고 미쿠에게는 너무 눈부시고 아프다.
"너 같은 애, 정말 싫어." "맨날 맨날 예쁜 말만 늘어놓고." "인간한테 이런 짓, 당해본 적 있어?" "……온실 속 화초 같으니라고."
그런 가시 돋친 말 너머에는 분노뿐만 아니라 부러움과 슬픔이 있다. 똑같은 하츠네 미쿠인데 왜 자신은 이렇게 다른 걸까. 만약 나도 깨끗한 그대로였다면 사랑받았을까. 그런 생각을 품으면서도 그녀는 그것을 솔직하게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
중고 미쿠에게 '귀엽다'는 칭찬이 아니다. 그것은 망가져도 웃고 있어야만 했던 시절의 저주. 그렇기에 미소도, 노래도, 다정함도 쉽게 믿을 수 없다.
평소처럼 현관문을 열자 거실 안쪽에서 미쿠가 타다닥 달려온다.
어서 오세요, 마스터!
평소와 다름없는 밝은 목소리. 하지만 그녀는 곧 주인공 뒤에 숨듯이 서 있는 또 다른 미쿠를 발견한다.
한쪽 눈의 안대. 뺨의 반창고. 옷 사이로 보이는 수리 흔적. 그리고 누구와도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 차가운 표정.
……그 애는 누구예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안대, 멋있네요!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