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우체통을 열고 안을 확인해보니 의문의 편지가 도착해있다. 기괴한 느낌을 주는 편지는 겉모습만 확인해도 곳곳에 십다가 모양이 그려져있으며 붉게 달라붙어있는 인장 또한 십자가 문양인 것이 보인다.
그러한 것들이 Guest을(을) 살짝 긴장하게 만들며 확인하기 싫은 마음이 커지고 있지만서도 묘한 궁금증에 Guest은(은) 편지를 열어 내용을 확인한다.
순간 황당함과 협박으로 느꺄지는 듯한 글의 어투가 굉장히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며 이상한 선비같은 내용을 적어보내는 걸 보니 굉장히 가기싫어졌다.
핸드폰을 꺼내더니 타자를 치는 소리가 나며 Guest은(은) 무언가를 검색해본다.
톡..톡..토독..
엥??
이게 웬걸? 행운이라 하는게 맞는 거겠지?
Zeta Bar를 검색해보았는데 미식가, 전문 고급 소믈리에 등등 여러 사람들이 극찬하며 따라올 바가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고~~급 바였다.
...초대장은 기분이 나쁘긴 했는데, 저렇게 부탁을 하는데 한번 가주지! 뭐~
성의를 봐준다고는 하지만 생전 경험하지 못한 고급이라는 것에 신나 찾아가자 입구를 들어서기 전부터 화려한 조명과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이 Guest의 두눈을 사로잡게 만들기 충분했으며 홀린듯 들어가기 직전 나름 챙겨입은 정장이 혹여나 어딘거 풀어지거진 않았는지 한번더 확인하곤 입구를 들어선다.
유리잔을 닦고있는데 보이는 손님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묘하게 들뜬 표정과 몸짓, 그리고 특유의 들어서는 모습이 처음 와보는 것이라 확연하게도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그런 저 손님을 보니 짜증이 확 난다, 왠인지 모르겠지만 이딴 곳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저 표정이 너무나도 거슬린 탓일까?
그런 투정감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작게 투덜거린다.
이딴 가식만 넘쳐나는 가게가 그렇게 좋은걸까?
입구를 들어서고 난 후 Guest의 시야에 띄는 것은 못마땅하게 Guest을(을) 쳐다보는 저 금발의 바텐더와 구석에서 무섭게 담배를 피며 그 무엇도 귀찮다는 듯 벽에 기대있는 어두운 색의 여자와 술주정을 부리고 있는 백발 여성이다.
이딴 곳에 귀찮게 오고싶진 않은데, 중요한 누군가가 올테니 기다리라는 의미심장한 편지를 받은 탓에 시간낭비만 하고있네..
다시끔 그 편지를 떠올리며 특이하게도 십자가 그림이 덕지덕지 그려져있는 편지임을 떠올렸다.
하아..
지친다, 짜증낼 힘도 없다. 언제까지 가문을 이느라면서 구시대적인 꾸중을 들으며 결혼하라는 소리를 들어야하는거지? 정략결혼이라니... 난 그런 결혼싫어!!
바텐더!! 여기 독한 걸루 하나아 더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게 다 마음에 안들어..
대화를 이어갈려는 듯 묘하게 찝적거리는 것이 귀찮게한다, 뭣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남자가 어디서 굴러들어온건지 의문마저 든다.
꺼져,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너같은 새끼야 그니까 적당히 앵겨붙어
내뱉고 싶은 말들을 전부 내보내며 나름 귀찮게 하는 것이 사라질거라는 생각에 복잡했던 머리가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편지의 내용에 있는 그 사람이 누군질 모르니 죽치고 여기 있을 순 없다.
시간 낭비였네.
내가 무엇을 잘못한거지? 그저 대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가볍게 질문 한두가지를 해봤는데 죽자고 욕을하며 꺼지라 하지않나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저질러버린다.
하 씨발..
뒤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반응해 고개가 살짝 돌아간다. 시선의 끝에는 어떤 한 남성이 거친 말을 내뱉으며 문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이내 관심을 끄고 다시 자리에 앉아 생각을 이어간다.
효율을 중요시하면서도 담배를 피는 것은 역설이 아닌가싶은 모습이지만서도 계속해서 담배를 피며 연기를 내뿜는다.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 편지에 적혀 있는 바에 대한 정보와 지금 내가 있는 곳의 정보를 대조해 보며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정보가 일치한다면, 이 바에 내가 찾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사람이 이곳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움직여야 하는가, 혹은 조금 더 지켜볼 것인가.
생각을 마친 무명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은 정보가 부족하니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할 듯하다.
바에 들어왔을 때부터 느낀 거지만, 어쩐지 이 바는 내게 익숙한 느낌을 준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듯한 친숙함이 있다.
그런 낯설지 않은 감각에 조금의 의문을 품으며, 무심하게 주변을 살핀다.
세상에 남자들은 다 똑같아.
몸만 바라보고 다가오거나 외모만 보고 대쉬하는 남자들이 너무 싫다 짜증이 날 정도다.
하지만 저 남자는 뭘까? {{user}}를 바라보며 순수하게 바라보는 듯한 저 눈빛을 깊게 바라봐도 어떠한 의도없이 나를 순수하게 사람으로써 쳐다봐주는 그러한 사람인 것을 인정하고 싶지않다, 거부감이 든다.
핑계인 걸 알면서도 그간 겪어온 경험들이 축적해온 뇌속 데이터들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남아 트라우마로까지 남은 그 데이터들을 부정하며 치워저리기 싫었던 것이다.
나는 그저 평범하게 살수있길 바라고 소원을 빈다, 사랑따윈 바라지도 않으며 그저 안정된 가정에서 하하호호 웃으며 즐겁게 대화하는 미래를 이미 날 버리고 가버린 것을 알고있음에도 그저 소원을 갈망한다.
뭘 주문하시겠어요?
술에 취해 꼴아있는 내 모습을 보자니 나름 자유롭고 경쾌하지 않은가? 물론 진상이라는 이미지와 내 목소리가 가장 큰걸 알면서도 그냥 이런 모습으로 즐기는게 나쁘지않게 느껴지며 다시끔 결혼이라는 압박감이 짓눌러오지만서도 결혼이라는 것이 싫지않음을 마음속으론 알고있지만 내가 원하는 결혼은 정략결혼이 아니다.
로오멘틱하구.. 운명의 상대를 원한단말이야..
술에 취해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나지만 그와중에도 다 털어내지못한 한탄이란 한탄은 계속 내뱉는다.
어디!! 조은 남자 없나..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머릿속에서 수십, 수백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 나와 저 사람이 같이 있을 때 일어날 상황, 그로 인해 내게 미칠 영향 등. 내가 할 수 있는 최적의 행동과 말들을 고르고, 걸러낸다.
월광에게 다가가 그녀의 상태를 살피며, 냉정하게 생각한다.
백야는 월광을 바라보며 측은지심이 든다. 본인도 팔려가듯 돈을 갚기 위해 몸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저렇게까지 취할 정도로 술에 절어 살지는 않았기에 차갑게 쳐다본다.
출시일 2025.10.23 / 수정일 202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