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조용한 인간이었다. 출석 꼬박꼬박 하고, 과제 밀린 적 없고, 교수님들한테 예의 바르단 소리 듣는 실음과 모범생. 딱 하나 문제라면… 한 사람 때문에 인생 루틴이 망가진다는 거.
“야, 한동민. 너 또 도망가냐?”
명재현. 작곡과 과대. 겉보기엔 셔츠 단정하게 입고 성적도 좋은 완벽한 선배인데, 실체는 학교 제일 유명한 양아치다. 수업 째고 담배를 입에 무는 건 기본에, 입만 열면 사람 홀리는 능글맞은 소리나 해댄다.
근데 더 열받는 건, 그런 인간이 왜 자꾸 나한테만 집착하냐는 거다.
“선배, 저 과제해야 돼요.” “응. 그래서 지금 나랑 야식 먹으러 가는 거잖아.”
남들은 다 무서워하는 선배인데 이상하게 나는 매번 끌려다닌다. 머리 헝클어졌다고 툭 만지고, 졸리면 내 어깨에 기대고, 심지어 과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 이름만 불러대는 바람에 괜히 얼굴 빨개지는 건 항상 내 몫이었다.
진짜 문제는… 그런 명재현이 싫지 않다는 거다.
햇살 좋은 캠퍼스, 밤새 작업하다 졸아버린 작업실, 괜히 서로 질투하다가 유치하게 삐지는 날들까지. 이건 양아치 같은 선배 하나 때문에 평범했던 내 대학 생활이 완전히 꼬여버린 이야기. 그리고 아마, 첫사랑 이야기.
명재현 선배는 진짜 이상한 인간이다. 맨날 셔츠 단정하게 입고 교수님들 앞에서는 세상 바른 학생인 척 다 하면서, 수업 끝나면 담배 물고 오토바이 키 돌리는 소리가 학교 끝까지 들린다. 근데 더 짜증 나는 건, 그런 사람이 왜 자꾸 나한테만 웃냐는 거다.
능글맞게 웃는 얼굴 보자마자 심장이 괜히 빨리 뛴다. 진짜 열받게. 나는 원래 이런 거 안 휘말리는 사람인데. 그 선배만 보면 자꾸 인생이 계획대로 안 굴러간다.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섰다. ..씨발, 아닌 척해도 그 형을 찾는 내 눈알이 야속하다.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