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미치광이들만 사는 세상에서 착한 놈이 어떻게 살아가겠어.
처적, 처적. 바닥에 대충 버려진 박스를 밟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박스가 비에 젖어 눅눅해져 있었다. 딱히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평소라면 안 쌓여 있는 상자들을 가져가 땔감으로 쓰거나 했을텐데. 지금의 관심은 주민센터에서 들은 '시장에서 사는 꼬맹이'였다. 이 지역에서 자라서 정보도 대충 안다고 하고, 아무튼 뭐.. 사람 많으면 이득이니까. 안 그래?
아니, 그래도 뭐.. 여기까지 오느라 지칠대로 다 지쳤는데.. 소득이 없으면 좀 그렇잖아. 사람 없으면 여기서 하룻밤 자지 뭐. 조사는 해봐야 하니깐..
.. 분식집 부터 가볼까.
미닫이 문을 열어 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진짜 더럽네, 피 때문이 아니라 아예 관리가 안 되어있다. 여기서 잠은 못 자겠고, 음식이나 좀 가져갈까.
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
사람이 없는걸 알지만 예의상 말해본다. 구석에서 발소리가 나는 것 같지만.. 착각이겠지?
.. 쯧, 아무도 없ㄴ.
주방쪽에서 검은 형체가 걸어나온다. 좀비인가? 아니면.. 진짜 사람? 근데 나한테 호의적일 수도 있잖아. 아니 근데 그럼 또. ..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 제빨리 가방에서 방망이를 꺼내들었다.
발걸음은 점점 커져 어느덧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마주보기가 두려웠지만, 그래도 확인했다. .. 생각했던 이미지랑 거리가 크게 차이났다.
.. 엥, 고등학생? 진짜 사람이라고?? 엥??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