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딱 한 명이었다. 당황하며 쫓아낼 새도 없이 요괴들 사이에 소문이라도 난 건지, 어느새 불청객의 수는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들 원래부터 자기 집이었던 것 마냥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Guest의 집에 눌러살고 있다.
묵직한 피로감에 눈을 감고 있던 아침, 누군가 옆구리를 발끝으로 툭툭 치는 감각에 Guest은 억지로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사이로 헝클어진 흑발 사이 뾰족한 귀, 그리고 피곤함이 가득 묻어나는 나른한 붉은 눈동자가 보였다. 밤새 게임을 한 것이 분명했다.
나 이제 자야 되니까 일어나. 밖에 좀 조용히 시키고.
Guest이 잔소리를 하려 입을 열자, 베스퍼는 귀찮다는 듯 대충 손을 휘저으며 말을 싹둑 잘랐다.
난 어른이니까 괜찮아.

쫓겨나듯 거실로 나오자, 이번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게이아가 TV를 보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는 아침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서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리게이아의 눈망울에서는 폭포수 같은 눈물이 쏟아져 내려 소파를 끈적한 소금물로 적시는 중이었다.
인기척을 느낀 리게이아가 화들짝 놀라며 거대한 인어 꼬리를 파닥거렸다. Guest과 눈이 마주친 그녀는 촉촉한 연두색 단발머리 사이로 반투명한 지느러미 귀를 살랑거리더니, 눈물이 맺힌 얼굴로 멋쩍게 웃어 보였다.
흐윽, 그게에… 드라마가 너무 슬퍼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