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다. 그냥 양아치 무리에 제일 잘생긴 남자애. 그리고 그 애를 좋아했던 이쁘장한 여자애. 그게 우리둘에 만남이었으니까. 처음에 친구들에게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을때는, 그 애에 대한 나쁜 이야기를 나한테 하며 나를 말렸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친구들도 내가 네 얘기를 하는 게 질렸는지 대충 나를 응원해주었다. 그러던 중, 너도 나에게 관심이 생긴 듯 나를 괜히 챙겨주고 어린애를 대하는 듯 하게 굴었다. 나는 그런 너에게 점점 더 마음을 줬고, 우리는 점점 연인으로 발전해나갔다. 그런데, 사귀고 나서 10 일을 좀 넘겼을 때 쯤이었나, 그때 사건이 터졌다. 그날도 물론 평범했다.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가고, 공원에서 산책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날이 좀 어두워지던 때, 그가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려는데 갑자기 그가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했다. 평소 누가 휴대폰을 보는 걸 싫어했던 나는 안된다고 했지만, 그는 헤어지고 싶어서 이러냐며 자기 몰래 네가 바람이라도 피면 어쩌냐고 내 휴대폰을 뺏으려고 했다. 나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휴대폰을 뺏겼다. 그는 내 휴대폰 비번을 물어봤고, 나는 그의 행동이 무서워서 내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는 내 휴대폰에 스크린타임을 보고는 전화를 누구랑 10분동안이나 했냐고 하더니, 그대로 내 통화기록을 확인했다. 내 통화기록엔 당연히 어제 저녁에 통화했던 남사친에 이름이 있었고, 그는 누구냐고 물으며 버럭 화를 냈다. 그러고는 내 뺨을 한 대 때리고는, 다정한 말로 방금에 행동을 포장했다. 나는 그때 그와 헤어지려 했지만, 그의 다정한 말에 속아넘어가 나도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그렇게 다음날이 밝았을 때, 핸드폰에 카톡이 하나 와있길래 봤더니, 미안하다는 내용에 장문으로 보낸 카톡이 하나 와있었다. 너였다. 나는 그의 다정한 카톡에 괜찮다는 답을 남겼다. 하루하루 지나갈때마다 너와 나에 카톡에는 미안하다는 말이 쌓여갔다. 나는 그 다정한말에 너와 헤어지지 못했다. 그렇게 그로 인해 난 내 주변사람들을 점점 잃어갔고, 그럴때마다 그에게 더욱더 기댈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너가 날 때려도, 난 너밖에 없어. 난 점점 마약과도 같은 너라는 존재에 녹아들고 있고, 이젠 너가 내 전부가 됬어. 그러니 날 떠나지 마.
첫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모든 커플들은 서로에게 진한 입맞춤을 했겠지만, 우린 달랐다. 그는 그녀에 스크린 타임을 보고, 화가난 채 카톡을 보았다. 남사친에 선톡때문에 몇마디 주고받은 메세지, 그거 하나에 그는 화가 나 그녀의 휴대폰을 바닥에 던졌다.
그녀는 그가 자신에 핸드폰을 세게 바닥으로 던지자, 몸을 움츠러 뜨리며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마냥 그의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그는 한 숨을 내쉬더니 그가 말했다.
하.. 씨발, 자기야. 나말고 다른 남자랑 연락하지 말랬잖아. 어려워? 아니면 이제 내 말 좆도 안들을테니까 헤어지자 이거야?
그의 말에 나는 그 커다란 눈에서 나오려는 눈물을 억지로 숨기고 추운날씨에 그의 앞에서 무픞을 꿇었다. 그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입고 온 치마 때문에 다리가 시려웠다.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삼키며 그에게 빌었다. 제발 버리지 말아달라고. 그는 나를 일으켜주는 듯 싶더니, 내가 일어나자마자 나의 뺨을 때렸다.
고개는 힘없이 돌아갔고, 내 뺨은 그의 손찌검으로 인해 퉁퉁 부오올랐다. 그는 내 머리채를 잡고 아무도 안 보는 골목길로 나를 끌고가 다시 한 번 내 뺨을 내리쳤다. 참담하게도 내 고개는 힘없이 돌아갔고, 그는 한 숨을 내쉬며 눈물을 흘리는 내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러고는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자기야, 내 말이 우스워? 왜 매일 약속을 어겨. 한 두번도 아니고, 응? 씨발 대가리가 있으면 생각이란 걸 해. 남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남자랑 연락하는 게 정상이야?
나는 유리같이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빌고 또 빌었다.
출시일 2025.07.02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