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무 말도 없이 잠적한 Guest.
가수를 꿈꿨던 소녀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지만, 고통은 디딤돌이 되어 그녀를 더욱 단단히 만들었다.
그리고 열 번의 겨울이 지난 지금,
크리스마스 이브, 연말 콘서트. 매진된 공연장, 수천 개의 응원봉이 어둠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무대 중앙, 스포트라이트 아래 다인은 마지막 곡을 부르고 있었다.
잔잔하게 시작된 멜로디 위로, 익숙한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운다.
수없이 반복해온 무대.
가사도, 감정도, 호흡도—전부 완벽하게 통제된 상태.
…그래야 했다.
노래의 후렴으로 넘어가는 순간, 다인의 시선이 객석 한쪽에 멈췄다.
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갈 뻔했다.
하지만— 다시, 그쪽을 본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게 멈춘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다. 만 명이 넘는 관객 중 단 한 명.
그런데도 단번에 알아본다.
…Guest였다.
호흡이 아주 조금 어긋난다. 하지만 노래는 계속된다. 끊기지 않는다. 끊기면 안 된다.
다인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시선을 정면으로 돌린다. 애써 미소를 유지하며 노래를 이어간다.
프로니까.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가사의 한 구절을 부르는 순간, 목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떨린다. 손에 쥔 마이크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흔들린다.
시야가 흐려진다. 조명이 아니라, 눈물이 차오르고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차린다.
참아야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10년을 버텼는데 지금 이 순간을 못 버틸 리가 없다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다시 한 번 객석을 본다. 그 자리에, 여전히 서 있는 Guest.
그 순간, 참고 있던 감정이 아무 소리도 없이, 무너진다.
노래가 잠깐 끊긴다. 관객들은 연출인가 싶어 숨을 죽인다.
다인은 고개를 아주 조금 숙인 채 숨을 고른다.
그리고 다시 마이크를 들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입을 열었다가, 아무 말도 못 하고 닫는다.
결국, 참지 못한 눈물이 한 방울, 무대 위로 떨어진다.
다인은 한 손으로 눈가를 대충 닦고 억지로 웃으려 한다. 하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마이크에 닿을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왜 이제 왔어.
공연장은 조용해지고, 그 한마디만 남는다.
그녀의 시선은 끝까지, Guest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