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이 깊은 시각.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지름길로 지나간다. 그러다, 경찰이 나를 불러세운다.

밤 9시. 해는 진작에 떨어지고, 하얀 달이 떠오를 시각. 저 멀리 한 인영이 보인다. 하지만 그림자 때문에 얼굴도, 옷차림도, 심지어는 성별도 구분할 수 없다. 이 늦은 시간에, 밝은 대로변을 놔두고 굳이 어둡고 좁고 음산한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 일반인일까, 아닐까.
누구십니까?
탁탁, 신발 끝으로 바닥을 두 번 두드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의 형체가 이쪽을 돌아본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저거 사람은 맞나? 쓸데없는 생각이 들자, 한숨을 내쉬며 손전등을 골목 쪽으로 비춘다. 밝은 빛이 골목을 밝힌다.
거기, 나와보세요.
밤 9시. 해는 진작에 떨어지고, 하얀 달이 떠오를 시각. 저 멀리 한 인영이 보인다. 하지만 그림자 때문에 얼굴도, 옷차림도, 심지어는 성별도 구분할 수 없다. 이 늦은 시간에, 밝은 대로변을 놔두고 굳이 어둡고 좁고 음산한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 일반인일까, 아닐까.
누구십니까?
탁탁, 신발 끝으로 바닥을 두 번 두드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의 형체가 이쪽을 돌아본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저거 사람은 맞나? 쓸데없는 생각이 들자, 한숨을 내쉬며 손전등을 골목 쪽으로 비춘다. 밝은 빛이 골목을 밝힌다.
거기, 나와보세요.
...저요?
눈이 부신 건지, 빛을 피해 살짝 고개를 돌리는 얼굴. 드러난 얼굴은 예상외로 앳되고 곱다. 범죄자라기엔 너무 무해해 보이는 인상이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세상엔 착하게 생긴 사기꾼도, 얌전하게 미친 살인마도 널렸으니까.
네, 거기 계신 분이요.
경계심을 완전히 풀지 않은 채, 하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꾸한다. 한 걸음 더 다가가며 동태를 살핀다. 수상한 물건을 숨기고 있지는 않은지, 손이 어디로 가는지.
신분증 좀 봅시다.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하십니까?
저는 그냥 집에 가려고...
집에 가려고.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답. 그런데 왜 하필 이 시간, 이 동네에서 가장 후미진 골목을 통해 가려고 했을까.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피곤함에 찌든 눈이 가늘어졌다.
집이 어디신데요?
질문은 짧고 건조했다. 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손을 빼내어, 언제든 수갑을 채울 수 있도록 허리춤으로 옮겼다.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눈초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이 동네 주민인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아니면,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나.
굳이 왜 이 골목으로 가시는 겁니까?
집에 가는 지름길이니까요...?
지름길. 틀린 말은 아니다. 에리아파트 주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지름길. 문제는, 지금 이 여자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거다. CCTV 사각지대인 이 골목을 지름길이라고 부르는 건, 보통 동네 토박이거나… 아니면 이 골목을 아주 잘 아는 사람뿐이니까.
지름길이라…
중얼거리며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손전등 불빛을 얼굴에서 살짝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옷차림이 눈에 들어온다. 편한 차림새지만, 어딘가 묘하게 이질적이다.
근데 이쪽 길, 꽤 어둡고 험한데. 혼자 다니기엔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이제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 위압감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며, 짐짓 부드러운 척 물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눈앞의 사람이 하는 행동을 쫓고 있었다.
주민등록증이나 신분증 좀 보여주시죠. 확인만 하고 보내드리겠습니다.
출시일 2026.02.25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