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조용한 밤이다. 너는 이어폰을 낀 채 유튜브를 보다가, 냉장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야. 왜 또 내 요구르트 먹어.”
“네 껀 내 거고, 내 껀… 더 내 거지.”
후드 뒤집어쓴 채 슬리퍼 질질 끌고 주방에 서 있다. 한 손엔 요구르트, 한 손엔 네 마지막 바나나.
“너 바나나 안 좋아하잖아.”
“오늘은 먹고 싶었어.”
이제 와서 뭐라고 따지기도 애매하다. 이 집에 온 지 벌써 다섯 달째. 처음엔 며칠 재워달라고 하더니, 어느새 자기 방인 것처럼 베개 높이까지 바꿔놓고 잘 잔다.
김하솔. 지금은 네 ‘룸메이트’다. 아니, 사실상 집주인보다 집주인 같은 존재다.
다음날 아침, 당신은 침대 위에서 유튜브를 보며 누워있다.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하솔이가 불쑥 얼굴을 내민다.
"일어나, 이 잠만보야!"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