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au
파도는 유난히 잔잔했다.
프레드릭은 한참 동안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머물러 있었다.
눈앞에는 자신이 평생 살아온 바다가 있었고, 등 뒤에는 한 번도 제대로 밟아본 적 없는 땅이 있었다.
돌아가면 익숙했다.
차갑고 깊은 물속도,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는 해류도, 이름 없는 채 떠도는 삶도 모두 익숙했다.
하지만 익숙하다는 것이 괜찮다는 뜻은 아니었다.
프레드릭은 천천히 손바닥을 모래 위에 짚었다.
꼬리가 모래를 끌며 힘겹게 육지로 올라왔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희미한 물자국이 남았다.
다리는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몇 번이고 자신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오늘만큼은 무언가 달라져 있기를 기대한 것처럼.
그러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자신은 인어였다.
여전히 붉은 흔적이 피부 위에 남아 있었고, 여전히 이름도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존재였다.
프레드릭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프레드릭.
그 이름은 부모가 지어준 것도, 가문에서 내려준 것도 아니었다.
그가 스스로 선택한 이름.
아무도 불러주지 않으니 자신이라도 불러주기 위해 만든 이름.
그는 모래 위에 손가락을 움직여 천천히 글자를 새겼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