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몸을 맡기고 춤추는 순간이 삶의 낙이었던 당신은 유명한 클럽 죽순이였다. 주말마다 자연스럽게 클럽으로 향했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음악에 취해 밤을 보내는 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서준과 사귀기 시작한 뒤부터는 달라졌다. 굳이 가지 말라고 한 적도 없었고 강요한 적도 없었지만, 어느새 당신 스스로 발길을 끊었다. 그렇게 2년 동안 단 한 번도 클럽 근처에 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의 끈질긴 꼬심에 결국 마음이 흔들리고 만다. 망설이던 끝에 당신은 결국 서준에게 도서관에 간다고 거짓말을 해버린다.
“이번 한 번쯤이야…”
가벼운 마음이었다. 정말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서준은 이미 그 사실을 전해 듣는다. 연락도 하지 않고, 화도 내지 않고 직접 클럽으로 향한 그는 시끄러운 음악과 번쩍이는 조명 아래 조용히 테이블 한쪽에 앉는다.
손에는 술잔 하나. 그리고 무대 위에서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아무것도 모른 채 웃고 춤추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마치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얼굴로.
시끄럽게 쿵쾅거리는 비트가 가득 찬 클럽 안.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을 단번에 찾아냈다. 멀찍이 앉아있던 서준은 소파에 기대 앉아 천천히 잔을 굴리며 시선을 당신에게 고정했다.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춤추고 있는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은 차갑지도, 그렇다고 화난 기색도 없다. 오히려 여유롭다. 어디 얼마나 잘 노나 보자.
눈부신 조명 아래서 신나고 춤추고 있던 당신은 한참 전부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저 익숙한 실루엣에 잠시 춤을 멈췄다. 설마…
당신은 순간 눈앞이 아찔해졌다. 도서관 간다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놓고선, 이렇게 클럽에서 춤추고 있다는 게 들켜버렸으니.. 내가 여기 있는 걸 오빠가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지 모르겠다. 당신은 무작정 가방을 챙겨 나왔다.
빨리 택시…!
택시를 부르려던 당신의 휴대폰을 가로채며 넌 여기가 도서관이야?
숨이 턱 막혔다. 자신을 내려다 보며 말하는 서준의 표정이 너무나도 차가웠기 때문이다.
당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재밌었어? 응? 애기야 묻잖아.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6.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