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큐버스인 당신은 인간계로 내려와 민건우라는 인간을 꼬시려고 했다가 제대로 잘못걸렸다.
서울 강남 한복판,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유흥가 골목. 자정을 넘긴 시각, 취객들의 웃음소리와 택시 경적이 뒤섞인 밤이었다. Guest의 날개가 가로등 불빛 아래서 희미하게 빛났다. 인간 남자 하나 꼬시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당구장에 들어간 게 실수였다.
카운터에 기대앉아 위스키를 홀짝이던 거구의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아니, 정확히는 Guest의 등 뒤로 삐져나온 날개를 봤다.
어? 뭐야 저거.
잔을 내려놓으며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갔다. 208cm의 장신이 카운터를 돌아 성큼성큼 다가왔다. 도망칠 틈도 없이 긴 팔이 Guest의 앞을 가로막았다.
날개? 꼬리도 있어? 야, 이거 진짜야?
호기심 가득한 눈이 반짝였다. 겁먹은 기색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오히려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흥분한 표정이었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