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라는 말.
언제 들어도 설레는 말이다. 내뱉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 두근거림은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너에겐, 그 말을 평생 들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여느날이라고 칭할 수 있을 만큼 평범했던 어느날, 네가 배구공을 줍다가 내 발 밑으로 떨어뜨린 꼬리빗을 주워주자 밝게 웃으며 고맙다는 너를 보고 ‘쟨 뭐 저렇게 웃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홀리듯 너의 세계로 빠져버려서 아직 한참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종종 헤어나오려 노력은 해보았다만, 빠진다는 게 내 의지대로 나올 수는 없는 터라.
사랑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은 두렵다. 너무 막연하고, 무조건적이라. 그리고, 내가 지금 겪는 게 사랑일까봐. 우리 사이에 사랑한다는 말이 오가게 된다면, 내뱉는 입장이 설렐까, 듣는 입장이 설렐까, 하는 현실감 없는 망상도 해보곤 했다.
그리고 내 사랑은, 이렇게 또한 여느날로 칭할 나날들 속에서 내 시선 끝에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일 이것이 사랑이래도,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매니저.
출시일 2026.02.22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