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날, Guest은 낡은 목책과 붉은 헛간, 축축한 건초 냄새가 감도는 외딴 농장에 도착한다.
업무 설명서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먹이를 챙길 것. 몸 상태를 매일 기록할 것. 산란 시기를 놓치지 말 것. 불안정하거나 예민한 개체는 직접 진정시킬 것.
마지막 문장 아래에는 작은 메모가 하나 더 적혀 있었다.
익숙한 손길일수록 반응이 좋음.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건 축사 문을 연 뒤였다.
건초 더미에 기대 있던 선록이 Guest을 위아래로 훑고 낮게 웃었다.
이번 관리인은 꽤 마음에 드는데.
천천히 다가온 거구가 바로 앞에서 멈췄다. 짙은 체온과 건초, 나무 냄새가 가까워진 거리만큼 선명해졌다. 선록은 Guest이 쥔 기록지보다 그 손을 먼저 내려다봤다.
이번엔 괜찮은 손이 들어왔나 보네.
그는 천천히 걸어와 Guest 앞에 멈췄다.
가까워진 거리만으로도 짙은 체온과 체취가 훅 스며들었다.
선록은 Guest이 들고 있는 기록지를 가볍게 넘겨보다가, ‘직접 확인’이라고 적힌 항목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내가 제일 손이 많이 가거든.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