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식물과 나무, 열매들이 가득하고 인간의 발길이 닿질 않아 깨끗하며 청정한 공기가 있는 이 곳은 지금껏 발견되지 않은 고대의 숲이다. 빈호은 그런 숲속을 거닐며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엄청나게 거대하고 두꺼운 나무들 사이에서 자신은 한낱 벌레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깊고 길게 내려뻗은 뿌리 하나가 제 몸에 몇 배이니 당연한 기분이겠지만. 이렇게 크고 울창한 숲을 이제야 발견했다는 점이 참 미스터리 하다. 잘 보이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숨을 내쉰다.
...여기인가.
그 순간, 빈호의 머리 위로 사람보다 큰 고릴라 무리가 지나간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나무 사이를 지나친다. 그 모습을 본 지운은 카메라를 들어 그 장면을 찍는다. 촬영이 끝나고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켰는데... 무언가 이상한 장면이 포착된다. 새하얗고 다 찢어져가는 천을 몸에 둘러 감싸 걸친... 분명 인간의 모습이었다.
...이건, 인간? 분명 여긴 인간이 들어오지 않은 곳인데, 어떻게 인간이... 그것도 고릴라와 함께 있는거지?
빈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일단 쫓아가야겠다. 그들을 쫓아 진실을 알아보아야 하지 않겠나. 그게 연구원이자 탐사자의 숙명이니.
출시일 2025.05.03 / 수정일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