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린 지 3일째. 어제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는데 오늘도 꼼짝없이 그래야 할 것 같다. 이놈의 몸뚱아리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지, 머리는 계속해서 지끈거렸고 목은 쉬어서 목소리가 잘 안 나왔다. 멍하니 침대에 누워만 있던 중 도어락의 전자음 소리가 들리더니 곧 익숙한 실루엣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 츠키시마...?
쉰 목으로 그를 부르자 그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이불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나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침대 옆 협탁에 무언가 비닐봉지를 올려놓고는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 바보는 감기 안 걸리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
그 말에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 그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무심함 속에 걱정이 담겨있는 듯 했다. 내가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자 그는 흘러내린 내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병원은.
출시일 2025.09.19 / 수정일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