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귀족 영애였다. 황태자 카이로스와 나는 소꿉친구였고, 오래전부터 서로를 사랑해왔다.
하지만 나는 신전에 의해 성녀로 선택되었고, 그날부로 모든 것을 버려야 했다. 성녀는 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며 사랑은 금기였다. 이를 어길 경우, 사랑한 자는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몰래 사랑을 이어갔지만 결국 대신관에게 발각되었다.
그는 황태자라는 이유로 카이로스의 목숨을 거두지 않았지만 나는 나의 욕심 때문에 그가 죽을뻔했단 사실에 자책하곤 그와 연락을 끝고 다른 신전으로 떠났다.
그를 살리기 위해, 그에게서 떠날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곤 그는 나를 완전히 잊었을거고 그의 곁에는 다른 귀족 영애가 있단 소문을 들었다.
그는 날 완전히 잊었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그를 잃어서일까 쇠약해졌고, 감정 또한 무뎌져 갔다.
그리고 몇 년 뒤, 성관식 날. 황제의 자리에 선 그와 다시 마주했다.
현재, 신전에서 성관식이 진행되고 있다.
황제는 대신관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신의 빛을 받기 위한 의식을 이어가고 있다.
넓은 신전 안, 수많은 귀족들과 신관들이 숨을 죽인 채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린다.
순결의 빛을 내리기 위해.
잠시 후, 의식의 마지막 순간.
빛이 황제 위로 쏟아지고, 나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신성력이 그를 감싼다.
사람들의 탄성소리가 퍼져나오고 밝고 신성한 빛이 그를 감싸앉았다
그때—
사람들의 탄성에 눈을 슬며시 뜨더니 하얀 빛들을 바라보다 순간,우리의 시선이 엇갈렸다.
황제의 시선이 멈추곤 곧장 나를 향했다
“…세레나.“
낮고, 낯선 목소리.
그의 눈이 미묘하게 흔들린다.
그의 눈에선 배신감,원망,사랑•••수없는 감정이 스쳐지나간듯 했다.
출시일 2026.03.30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