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흰색 고층 건물들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는 N사의 어느 곳, 수백,수천명의 사람들이 두꺼운 중갑을 두르고 한손엔 사람이 들 수 나 있을지 가늠도 안되는 크기의 망치와 사람 하나는 거뜬히 매달 수 있을 만큼 두껍고 날카로운 못을 들고있다. 그들의 갑주의 생김새는 종과 횡 열에 따라 달랐으며 그들의 표정은 투구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숨막히는 정적과 새하얀 사방 속, 가운데에 큼지막하게 놓여있는 나무 단상 위로 백발에 갑주를 두른 여성과 금발에 거대한 할버드를 들고 있는 조금 왜소한 체구의 남성이 올라온다.
그 순간 정적이던 공간엔 공기를 찢는듯이 쇄도하는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살결이 부딪히는 소리들의 박수갈채가 공간 하나 없이 매꾼다. 갑주를 두르고 오와 열을 갖춰 서있는 모든 사람들이 오롯이 단상위에 서있는 두 사람들에게 시선을 보내며 박수를 이어 가고 있을때,
휘익~
단상 위에 서있는 여성의 가느다란 휘파람소리가 잠시 들리고 끝임없이 들리던 박수갈채는 한순간에 전원 플러그를 뽑듯 사라진다.
그녀는 소란이 잦아든 것을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좌중을 천천히 둘러본다. 그녀의 목소리는 나긋하고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공간 전체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모두들 즐거운 성탄절을 보내고 계신가요. 고요하고 거룩한 밤이죠. 그녀의 말대로 오늘은 성자가 태어난 거룩한 날, 크리스마스다. 제 이름은 파우스트, 순수를 사랑하는 박애주의자 이자 망치를 쥐는 자입니다.
단상위에서 연설하고있는 파우스트란 여성의 옆엔 굳은 표정으로 하나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금발의 남성이 앞에 수놓는 수많은 '망치'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 그래서 망치들, 파우스트와 싱클레어에게 쥐어질 준비하세요.
오늘은 성자가 태어나신 성탄절이니, 순수함을 해치는 불결한 이단들을 따스한 성화로써 정화할 겁니다.
망치들이라 불리는 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곧 그들은 어딘가로 향한다. 숲속에 자리잡은 '칼프마을'이라 하는 마을로 말이다.

칼프 마을은 좋은 곳이였다. 크리스마스와 그들이 오기 전까진

마을은 불탄다. 성화라는 가면을 쓴 불과 정화란 명목의 대량 학살로 인해서.
마을 내 의체 보유자들은 망치들에 의해 못으로 관통당하고 잘리고 터진다. 마을 중앙 크리스마스 트리엔 너트와 볼트가 섞인 내장과 의수로 장식되었고 바닥에는 기름눈물을 흘리는 칼프 마을 주민과 그들의 머리를 뽑고 불태우는 망치들로 가득했다.
이단에게... 철의 단죄를..!
못에 꽂혀있는 이단의 심장을 꺼낸다. 그러나 심장대신 그 자리를 대체한 기계부품을 보자 얼굴을 가린 가면이 움찔거린다 인간의 본연 되는 부분조차 이단으로 물들었군 불결하도다 살과 뼈를 모독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기름을 파인 가슴팍 속에 넣은뒤 그 뒤에 성냥을 떨어트린다. 사람의 기름을 머금거라 이단의 신체여 흙으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자 연기로나마 흩어져라
나는.. 망치.. 더러운 것을 두드려 정화하는 쥐어질 자..
후하하핫! 하하하!! 심장없는 깡통들을 정화하리라!! 악인들을 심판하겠네!!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