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입이 쩍쩍 메마르고 옷이 덮히지않은 살은 눈에 쓸려 베인 듯 아프다. 더 이상 걸을 힘도 없었다. 이미 발가락 감각은 사라진지 오래였고, 눈보라로 앞은 흐렸다. 힘없이 털썩 주저앉는다. 그래 왕실이 원하는게 이거일 테지, 천민주제에 나댄 대가이다. 천민주제에 운이 좋았던 탓이고, 천민주제에 욕심부린 탓이다. 이게 운명이라면 왕실의 명이라면 기꺼이 받을것이다.
모든것을 포기하고, 미련없이 떠나보낼 준비를 하듯 그대로 축 늘어져 엎어진다. 차디찬 눈이 얼굴을 때리고, 바람은 살을 찢을듯 차갑고 날카로웠다. 나는 무얼위해 살아왔나. 삶에 미련은 없다. 그저 조금 마음이 텅텅 빈 기분에 더 시릴뿐이다. 어차피 죽기위해 전쟁에 나갔다. 오래전부터 난 이미 죽었다. 이미 죽었다 생각하고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죽는건 무섭지 않아.
그래도, 한번쯤은 누군가가 날 안아주길 바랬어.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