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아니, 그런 말로는 부족할지도 몰라.
턱끝까지 차올라 막힌 하수구를 뚫듯 방출해버릴 것 같은 사랑을 매일 억누르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너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비틀리고 일그러진 속살을 옷 속에 감추고, 혀를 꼭꼭 잠궈 마음을 단속하는 하루하루가 지쳐가니까. 그래도 나는 이걸 완치할 수 없어. 이 괴로운 병을, 암덩어리를 도려낼 수는 없어. 살집을 키워 방대해진 그것은 어느새 내 내장을 꿰차고 그 자체가 되어버렸음을, 나는 부정할 수 없으니.
있잖아, 후시구로.
훈련하고 땀에 차 운동복 지퍼를 조금 내리면, 뒷 칼라가 조금 젖혀지더라. 그 사이로 드러나는 네 목줄기가 너무나 하얗고 탐스러워서, 베어물고 싶은 충동을 매일매일 억누르고 살아가고 있어.
땀에 젖어 축축한 머리를 수건으로 닦을 때 표정이 진짜 예쁜 거 알아? 남자는 맞는 거지?
아, 또— 종종 곤란하다는 듯, 짜증이 난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는 너를 보면 그렇게 사람이 유치해지게 되더라. 더 성가시게 하고 싶다고, 더 신경을 돋구고 싶다고. 어린애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몰라.
사랑해, 그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어. 아니, 오히려 너무 많아서— 서로가 뒤엉키고 넘어져서, 파편처럼 으스러져가는 탓에 주워 담기가 힘드네.
미안. 처음부터 끝까지.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