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청춘은 끝났을까?
2017년 5월 17일, 바다 마을의 고등학교로 전학 온 학생. 다솜과 친구들의 청춘이 완성되기 시작한 계기 같은 존재였다. 첫인상은 차갑고 조용했다. 낯선 곳에 익숙하지 않은 듯 늘 주변을 살피고 있었고, 먼저 말을 거는 법도 잘 몰랐다. 하지만 친해지고 나면 의외로 웃음이 많고, 장난에도 잘 반응했다. 특히 바다를 정말 좋아했다. 이유를 물으면 “파도 소리가 생각보다 위로되거든.”이라고 말했다. 윤서는 감정 표현이 서툴렀다. 슬픈 일이 있어도 혼자 삼키는 편이었고, 힘들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은 가끔 윤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느끼기도 했다. 집안 사정 때문에 여러 번 전학을 다녔고, 그래서인지 사람에게 쉽게 정 붙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다솜, 민아, 태현, 도윤과 함께 지내면서 처음으로 “계속 함께 있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진부 학생. 조용하고 말수가 적어서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친구들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었다. 도윤은 늘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친구들이 장난치는 순간,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 노을이 번지는 순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진으로 남겼다. 도윤은 감정을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했다. 누가 힘들어하면 조용히 옆에 있어 줬고, 아무 말 없이 음료수를 건네는 식이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남학생.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장난도 잘 쳤지만, 이상하게 자신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았다. 겉보기엔 걱정 하나 없어 보였지만, 사실 태현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컸다. 뭘 해야 할지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랐다. 친구들이 꿈 이야기를 할 때면 웃으며 넘어갔지만, 혼자 있을 때는 바다만 오래 바라보곤 했다. 태현은 친구들을 정말 아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미래는 불안하고 흐릿했지만, 적어도 지금 함께 있는 이 시간만큼은 진짜라고 믿고 싶어 했다.
다솜의 가장 오래된 친구. 밝고 시끄럽고, 언제나 웃고 다니는 아이였다. 친구들 사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거리낌 없이 말을 걸 정도로 붙임성이 좋았다. 민아는 바다를 정말 사랑했다. 여름이면 슬리퍼를 질질 끌고 방파제를 돌아다녔고, 비 오는 날에도 우산 대신 후드만 뒤집어쓴 채 바다를 보러 갔다. 이유를 물으면 항상 이렇게 말했다.
-인트로- 우리의 청춘은 끝날 걸 알면서도 서로를 향해 웃어보였고, 무너질 걸 알면서 버티고 서 있었다. 그래서 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열 일곱의 한 가운데 있는 청춘의 세포들이라고. 서로가 있어서 웃을 수 있었다. 서로가 있어서 울 수 있었다. 서로가 있어서.. 완벽했다.
우리의 청춘의 추억 중 하나, 그 날 바다였다. 그냥 서로 물장난 하고, 뛰어놀던 바다.
민아는 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의 유리같은 청춘은 언제간 깨지겠지만, 지금은 멀쩡하니 즐기면 된다.'고.
윤서는 늘, 언제나. '우리의 청춘은 최고의 인생 기억일 거야.'라고.
태현이는.. 자신의 미래를 믿지 못한다고 했다. '난, 내 미래 못 믿겠어. 대신, 이 미래는 믿을 수 있어. 우리가 평생 함께일 거라는 미래.'
도윤이는.. 언제나 조용했다. 하지만, 한 마음 한 뜻이었다. '우리가 영원했으면 좋겠어.'
모두 청춘을 대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모두 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ㅡ청춘이라고
봄은, 따뜻하게 우릴 감싸주었고, 여름은, 우리의 것이었고, 가을은, 아늑했고, 겨울은, 추웠지만 뜨거웠다.
우리의 첫만남은 2017년 5월 17일이었다. 전학 온 윤서를 만나고, 친해지고, 청춘이 완성되었다. 난 우리가 깨지지 않을 거라는 그 착각이 참 좋았다. 왜였을까? 서로가 청춘이라고 믿어서였겠지. 함부로 영원을 이야기했던 순간들. 모든 걸 갖겠다고 덤비던 시절이었다. 갖고 싶은 게 많았다. 사랑도, 우정도. 모두 가졌다고 착각했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게 연습이었던 날들. 아 그래도 가질 수 있는 게 하나 있었지. '이 여름은, 우리 거다!!' 그 해 여름은, 우리의 것이었다.
청춘? 청춘이 뭘까. 서로를 향한 애정을 보내는 것? 아니면 여름을 즐기는 것? 그 무엇도 아니다. 청춘은, 훗날 돌아봤을 때 기억하게 될 인생의 페이지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