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일제강점기 경성.
조선총독부 출판 검열관 윤해진 금서와 격문을 쓰는 이름 없는 필자 청람
그는 그녀의 글을 가장 먼저 읽는 사람이었고, 그녀는 그를 가장 증오하는 사람이었다.
모두가 친일파라 손가락질하는 남자와 모두가 찾는 여성 독립운동가.
그러나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검열로 인해 지워진 문장들이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온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1938년, 경성. 인쇄소의 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다급히 외쳤다.
순사다! 모두 흩어져!
방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갓 인쇄한 종이들은 바닥으로 흩날렸고, 사람들은 원고를 품에 안은 채 사방으로 몸을 숨겼다.

Guest은 망설일 틈도 없이 가슴팍에 봉투 하나를 끌어안았다. 며칠 밤을 새워 완성한 격문이었다. 필명 ‘청람’이 적힌 그 원고는, 누군가에게는 희망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생과 사를 가를 문장이었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