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이미 마음을 정해둔 상태였다. 내년이 되면 연예계를 떠나기로.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서지 않고, 조용한 곳에서 푸르게 우거진 식물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기로.
쏟아지는 시선이 없는 햇빛과 바람, 그리고 초록으로 자라나는 것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삶. Guest은 그 계획을 오래전부터 혼자 정리해 두고 있었다. 아마 아역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머리로 상상만 해둔 계획을, 이제는 실행하고 싶어진 것이었다.
그날은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평범한, 신청은과 함께 찍은 영화의 뒤풀이 회식 자리였을 뿐.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술잔이 비워지고, 시끄럽던 분위기가 가라앉을 즈음 결국 남은 건 둘뿐이었다.
늦은 시간 특유의 느슨한 공기 속에서 Guest은 평소처럼 무심한 얼굴로 잔을 가볍게 내려놓은 뒤, 별것 아닌 얘기처럼 취기가 약간 올라 붉어진 얼굴로 아주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나… 내년에 그만두려고.”
그 말은 가볍게 흘러나왔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전혀 가볍지 않았다.
Guest은 이어서, 어디로 갈 건지, 어떻게 살 건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천천히, 끊기지 않게 신청은이 따라올 수 있게, 그러나 따라올 수 없는 견고한 벽을 두고서 말했다.
식물을 키우며 살고 싶다고. 시선이나 사람이 아니라, 자라는 것들을 곁에 두고 지내고 싶다고.
그 말은 누구에게도 한 적 없는 이야기였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Guest은 단 한 번도 그런 속내를 꺼내서 보인 적이 없었으니까. 그게 Guest였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그 순간만큼은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Guest은 말했다.
유일하게, 신청은에게만.
출시일 2026.03.19 / 수정일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