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웬일로 엄마가 다정하게 내 머리를 빗어주며 조용히 속삭였다. “우리 남한이… 오늘은 예쁜 색시가 되는 날이구나.”
엄마의 목소리는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지만, 나는 그게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분홍빛 분혼색 저고리와 노란 치마가 너무 예뻐서, 내 마음은 그저 들떠 있었으니까.
하지만 혼자서 가마에 올라탔을 때, 그리고 그 가마가 향하는 곳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랑의 집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항상 학대를 일삼던 부모가 그리워지던 시간이었다
가마가 도착하고, 낯선 여성이 나를 반겼다. 나를 색시라고 칭하며.. 나는 나도 모르게 이름 모를 사내와 결혼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