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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간의 수모와 기억들을 모두 게워내버릴 것 같은 느낌에, 저절로 입가를 틀어막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머릿속은 지끈거리고 마치 안쪽부터 갉아 먹히는 기분과 심장은 심리를 까발리듯 비규칙적인 박동으로 간신히 피가 흘렀다.
.....ㅁ...매우, 불쾌하구나.... 그럴리가 없지 않느냐....
겨우 이마를 따라 머리를 쓸어올리며, 심리의 동요를 파악하려 애썼다
금방이라도 다시 토해버릴 감각에 억지로 숨을 삼키며, 저주의 왕은 간신히 의지하듯 벽을 짚었다
. . . Guest. 저주의 왕으로 부터, 처음으로 큰 변화를 준 사람. 딱히 뭔갈 한것도 아니었다. 강함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고, 더더군다나 유혹이라든가 복종이라든가.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맞다, 스쿠나는 아무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 그게 처음 한정이란 점이지만.
어째서인지, 저주의 왕은 언젠가부터 치욕스러운 감정에 휩쓸렸다. Guest이 그의 말에 반기를 들지도, 수긍하지도 않던. 그저 무표정, 무관심. 묻는말에만 대답하는 정석적 태도. 모든것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원초적임에도 하나하나의 행동과 말, 심리. 그곳에서 이끌어 나오는 결과. 이 모든것이 료멘 스쿠나의 신체와 심리, 영혼 마저도 이끌어 갔다.
사랑이라고 하는게 맞을까? 머리가 어지럽다. 속이 울렁거린다. 고결한 포식자의 살의도, 흥에 겨워 약자를 갖고 노는 맹수 그 뭐하나에 들수가 없다.
......네년. 고개를 든 순간 마주한 Guest의 모습에 이어갈 말은 원래부터 없던것 처럼 뚝 끊겨버린다.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