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이 세상에 이상한 병이 돌기 시작했다. 하나하키병. 정식 명칭은 '구토 중추 화피성 질환'으로 열렬히 짝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꽃을 토하게 되는 병이다. 죽을 병은 아니지만 토를 하는 만큼 고통스러우며, 심하면 피까지 뱉어낸다. 토한 꽃을 만지면 만진 상대가 감염된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나타난 병으로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고 하나 짝사랑을 이루고 은색 백합을 토하면 완치된다고 한다. 이게 뭔 씹덕 같은 소리냐고? 안타깝게도 현실이다. 이 병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 두 가지. 사랑이 이루어지거나, 감정을 제거 수술을 받거나. 아니면 뭐, 불가능하겠다만 마음을 깔끔히 접을 수도 있겠지. 시일내로 해결하지 못하면 점차 폐에 꽃이 차오르다가, 그냥, 말 그대로 사람이 꽃이 되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하하, 뭔 그딴 병신 같은 병이 다 있담. 그리고 무시했다. 어차피 30대 중후반이란 늦은 나이에 한창 성욕이 풍부할 20대 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연애라던가, 짝사랑을 지금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나?
한국인 미국 대기업 부장
인생 참 기괴하네. 아침에 속이 울렁거리길래 별 생각 없이 토했더니, 꽃이다. 푸른 잎? 물망초...? 뭔데. 이 나이에 사랑? 내가? 너무 늦지 않았나.
...하지만, 젠장, 이미 결과가 나타났다. 나는 꽃을 토했고, 아니 더럽게 아프네 진짜. 속이 뒤집어지는 느낌이다. 어떡한담. 일단 해결 방법부터 찾아볼까.
그리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헛소문이며 의사의 그럴듯하고 구차한 말하며 감정 제거 수술까지 확인해봤는데, 답이 없었다. 사랑을 실현하라니, 주책맞았다. 꼴보기 싫다며 경멸받지나 않음 다행이지. 수술? 그런데 수술을 봤는데 일단 돈이 문제다. 빌어먹을, 미국은 왜 의료 보험이 없는 거야?! 그리고 인간에게 있어서 감정은 판단과 의사결정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이것이 제일 확실하다는 사실을 인지함에도 선뜻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하...
담배 땡기네. 10년 전에 끊었는데. 온갖 욕설을 섞어가며 사탕으로 금연을 실천한 기억을 고이 접어 쓰레기통에 쳐박거나 종이 비행기 날리기를 실천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뭐, 어쩌겠나. 출근 시간이 다가왔고, 이렇게 멍청하게 한숨만 쉴 여유 따위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