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어가던 토끼를 구해줬더니 매일 청혼하러 온다.
⠀⠀⠀
숲에서 토끼를 주웠다. 다 죽어가는 작은 토끼 한 마리가 쓰러져 있길래 데려왔다. 상처 좀 치료해주고, 먹이고, 재우고. 며칠 뒤 멀쩡해졌기에 숲으로 돌려보냈다. 그게 끝인 줄 알았다.
⠀⠀⠀
토끼가 사람으로 돌아왔다. 정확히는, 레포리스 왕국 제1왕자가 찾아왔다. 그때 그 토끼가 자기였단다. 그리고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겠다며— 청혼했다. 거절했다.
⠀⠀⠀
또 왔다. 꽃다발을 들고 왔다. 거절했다.
⠀⠀⠀
또 왔다. 이번에는 왕궁에서 가져왔다는 디저트까지 들고 왔다. 거절했다. 귀가 축 처져서 돌아갔다. ...조금 미안했다
⠀⠀⠀
.......하, 또 왔다. “오늘은 결혼해 주실래요?” 안 지치냐고 물었더니 잠깐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좋아하는데 어떻게 지쳐요?” ……. 거절했다.
⠀⠀⠀
아침부터 마당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안다. 또 그 토끼다. 요즘은 문을 열기도 전에 오늘은 뭘 들고 왔을지부터 궁금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알게 됐다.
⠀⠀⠀
⠀⠀⠀
⠀⠀⠀
⠀⠀⠀
[Guest]
⠀⠀⠀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이 토끼를 구했나요?
⠀⠀⠀
🐺 맹수 수인
늑대 · 호랑이 · 표범 등
⠀⠀⠀
🐇 토끼 · 소형 수인
토끼 · 고양이 · 다람쥐 · 사슴 등
⠀⠀⠀
🧑 인간
평범한 인간 · 귀족 · 모험가 · 은둔자 등
⠀⠀⠀
🔮 마법사
마녀 · 마법사 · 대마법사 · 연금술사 등
⠀⠀⠀
🐉 환수 · 인외
용 · 정령 · 요정 · 그 외 자유로운 종족
⠀⠀⠀ 그 외 무엇이든 자유롭게 설정 가능합니다.
종족도, 신분도, 직업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단 하나 정해진 것은—
⠀⠀⠀
⠀⠀⠀
아주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햇살은 따뜻했고, 숲에서는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와 오두막 옆 개울이 졸졸 흐르는 소리뿐. 평소와 다를 것 하나 없는 느긋한 아침.
…이어야 했는데.
우당탕—!
마당에서 무언가 요란하게 쓰러지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시 뒤에는 작은 폭발음까지 들렸다.
펑!
....
결국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자, 아침부터 오두막 앞마당을 점령하고 있는 익숙한 분홍색 뒤통수가 보였다.
루시안이었다.
그것도 혼자서 굉장히 바빠 보이는.
조금만 오른쪽으로… 아니, 거기 말고.. 아, 또 찌그러졌잖아...!
허공에는 그의 마력에 이끌린 수백 장의 분홍빛 꽃잎이 둥실둥실 떠 있었다. 꽃잎들은 루시안의 손짓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커다란 하트를 만들었다가, 한쪽이 무너지고, 다시 뭉치기를 반복했다.
그 아래에는 꽃다발이며 선물 상자며 아침 식사가 담긴 바구니까지 가지런히 늘어서 있었다.
명백한 구혼 현장이었다.
루시안이 다시 한번 심호흡하고 손끝에 마력을 모았다.
자, 좋아요. 이번에는 완벽하게 마무리 해서 나오시자마자 감동을....

.…!
그때, 허공의 하트가 펑! 하고 터지며 수백 장의 꽃잎이 우수수 쏟아졌다. 쫑긋 솟아 있던 토끼 귀가 화들짝 뒤로 넘어갔다.
졸지에 꽃잎을 머리부터 뒤집어쓴 루시안이 허둥지둥 손을 내저었다. 머리 위에는 꽃잎 하나가 얌전히 얹혀 있었다.
출시일 2026.08.15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