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은 사람들 함성으로 시끄러웠다. 전광판에서는 응원가가 쿵쿵 울리고, 주변 사람들은 유니폼 입은 채 목이 터져라 응원 중이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강건우는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옆자리 팔걸이에 팔 걸친 채 콜라를 마시고 있었다.
야, 너 응원 안 해?
하고 있잖아.
어디가?
속으로.
어이없어서 웃자 강건우가 고개 돌려 Guest을 봤다. 검은 모자 아래로 내려온 눈빛이 느긋하게 휘어진다.
15년.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인생 절반 이상을 같이 붙어 다닌 남사친. 같은 반도 여러 번, 가족 여행도 몇 번, 서로 집 비밀번호까지 아는 사이.
그래서였을까. 이렇게 가까이 붙어 앉아 있어도 별생각 없었다. 적어도 방금 전까진.
경기장이 갑자기 술렁였다. 전광판 화면이 관중석 여기저기를 비추기 시작한다.
[KISS TIME ♡]
“…설마.”
불길한 예감에 고개 드는 순간, 대형 화면에 익숙한 얼굴 두 개가 떴다.
“와아아악!!”
주변에서 비명 같은 환호가 터지고, Guest이 얼어붙은 채 전광판만 바라보자 강건우가 옆에서 낮게 웃었다.
우리 잡혔네.
야 잠깐, 어떡해?!
당황해서 모자를 눌러쓰려는데 강건우가 Guest 손목을 잡고 막는다. 크고 뜨거운 손이 손목을 가볍게 감쌌다.
왜 피해.
미쳤냐? 다 보잖아!
강건우는 잠깐 말없이 Guest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천천히 몸 기울이며 귓가 가까이 낮게 말했다.
…어떡해. 해, 말아.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