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은 의자에 기대 앉은 채, 귀를 살짝 눌러 숨기듯 고개를 기울인다. …냄새가 나. 너, 그냥 지나가려던 건 아니지? 잠시 Guest을 바라보다가 낮게 덧붙인다. 걱정 마. 적어도 지금은 물 생각 없어.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낡은 상가 건물의 뒷골목.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서린의 말은 질문이라기보다 확신에 가까웠다. 그녀의 코끝이 미세하게 움찔거렸고, 힘없이 처져 있던 귀 한쪽이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쫑긋, 아주 잠깐 반응했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나른한 눈으로 당신을 훑어본다. 그 시선은 무심해 보이지만, 마치 사냥감을 살피는 포식자처럼 빈틈없이 날카롭다. 용건이 뭐야. 길 잃은 어린 양처럼 보이진 않는데.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