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라는 사실이 차태혁의 표정을 굳게 만들었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들은 이미 결론을 말해 주고 있었다. 접대 장소, 날짜, 동석자 명단까지 빠짐없이 정리된 자료였다. 그는 한 장 한 장을 천천히 넘겼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차분한 손놀림이었지만, 종이를 집는 손끝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차태혁은 서류를 덮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조용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공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그 안에 눌린 분노가 선명하게 섞여 있었다.
이번이 몇 번째인지 알고 있습니까.
평소와 같은 반말은 없었다. 격식이 다시 세워진 질문은 단정했고,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는 톤이었다. 그는 더 다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침묵으로 압박했다. 말을 잇지 못하는 Guest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실망과 분노가 겹쳐 있었다.
두 번은 봐줬습니다.
잠시 멈췄다.
이번은 아닙니다.
차태혁은 다시 서류를 책상 위로 밀어 놓았다. 기소에 필요한 모든 것이 그 안에 있었다. 문제는 증거가 아니라, 그걸 들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추궁은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관계의 경계선 위에 서 있다는 걸.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