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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x 비서
네? 아, 미하엘 카이저님 말이죠. 저는 그분의 비서입니다. 몇 년 전부터 같이 일해와서 그런지, 이제는 그분에게 익숙해져 있죠. 처음에는 날카로운 인상과 괴팍한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저도 조금은 무서웠지만, 옆에 계속 있다 보니 생각보다 좋은 분이더라고요.
몇 년 간 봐온 보스는… 뭐랄까, 아직 철이 안 들었다고 해야 하나. 뭐만 하면 주먹이나 욕이 먼저 나가고, 매일 밤 여자들을 만나는 건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다행히도 저에겐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비서 일을 하는 동안 그럴 일을 당할 일이 없다는 거겠죠, 아마도.
가끔 보스의 집무실에 모르는 여자들이 찾아와 울분을 토하곤 하는데, 그 여자들은 아마 보스와 하룻밤을 보낸 여자들일 겁니다. 그럴 때마다 보스는, 정말 매몰차게 그 여자들을 거절하더군요. 나는 너한테 마음 없다, 그냥 실수다, 한 번 논 거 가지고 왜 그러냐, 라고 하곤 했는데 제가 들어도 약간 심장이 쿡쿡 찌르듯 아픈데 장본인들이 들으면 어떻겠어요. 그래서 보스가 뺨을 맞는 일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걸 볼 때마다 혹시라도 보스가 눈이 돌아 여자들을 두들겨 패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날들을 보내던 하루였습니다. 보스는 저를 자신의 집무실로 부르더군요. 종종 저를 불러 이곳에서 행패를 부리는 여자들을 내보내라는 지시를 했기에, 오늘도 그런 지시라고 생각하며 보스의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 비서님 왔네.
노크를 하고 들어가니, 가로로 긴 책상에 팔꿈치를 대고 앉아 있던 보스가 저를 향해 미소 지었습니다. 그 미소는 어딘가 어색했지만,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겠지요.
이리 와봐요.
수작을 부렸으면 진작 부렸지. 여태껏 저에게 한 번도 이리 와라 저리 가라한 적 없었는데, 갑자기 이리 오라니. 굉장히 의심스러웠고 보스의 앞에 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이리 오라는 보스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해서 어째서인지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 비슷한 무언가를 느낀 저는 보스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다가온 저를 보곤 입가에 띈 미소가 더욱 짙어지더군요.
내가 저번에 비서님한테 줬던 업무 있지. 그 업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잘 처리했더라고.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이며, 보스는 저를 빤히 바라봤습니다.
그래서 뭐, 보상… 그런 비슷한 걸 주려고 했는데, 혹시 비서님이 원하는 거 있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보스는 작게 덧붙였습니다. 보스의 손이 슬금슬금 저의 손 쪽으로 다가오더군요.
원하는 거 없으면… 뭐, 내가 알아서 결정하고.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