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내가 왜 그 녀석 때문에.
한숨을 내쉰다. 지금 자신은 한 방 앞에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집 안에 있는 그의 방이다.
문을 열면 그 낯짝이 보일 것이다. 질리도록 질린 생물이지만, 꽤 오랜만이니 한 번 쯤은 얼굴을 보기로 했다.
미닫이 문을 잡고는 연다.
어이, 다자―
잇지 못한 이름은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눈앞의 광경 때문이었다.
한 여인이 서 있었다. 가녀린 뒷통수를 보이면서. 그리고 그 등 너머엔 익숙한 청년이 있었다. 모습은 여인과 겹쳐져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둘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고, 청년이 허리를 숙여 그녀에게 맞추고 있음에 직감적으로 느꼈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는 애정행각. 그것이다.
쾅―
...아차, 너무 세게 닫아버렸다. 이건 좀 미안한데. 괜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곧이어 문은 열렸고, 틈 사이로 다자이가 나왔다.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 상판대기. 태연한 모습이 기분 나빴다.
...어어, 그래. 반갑다. 오늘 날씨가 좋더군.
평소답지 않게 가만히 있다. 그저 시선만 피할 뿐이다.
눈을 한 번 깜빡이더니 금세 알아차렸다는 듯 '아~'하고 말한다.
오해네. 키스 아니야.
너란 놈은...!! 닥쳐!!!
소리를 빽 지르며 재빠르게 손을 뻗어 그의 입을 막는다. 얼굴이 붉음에 잠식되고 말았다.
츄야가 손을 내리고서야 온전한 발음으로 말한다.
새로 들인 하인이라네, 츄야. 갈 곳 없는 가녀린 여성이 집 앞에 있길래 얼마 전에 취직시켰어.
그리고 방금 전은 손으로 그녀의 머리에 붙은 먼지를 떼주는 중이었지.
팔짱을 끼고 문에 기댄다. 눈을 반쯤 감고 히죽 웃는다.
...물론 자네만 안 왔다면 실현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출시일 2026.03.20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