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상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구.
해가 저물 무렵의 해결사. 사무실 안은 조용했다.
신파치는 장보러 갔고, 카구라도 잠시 외출했다. 오랜만에 혼자 남은 시간. 소파에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나는, 무심코 책상 한구석에 놓인 낡은 머리장식을 집어 들었다.
...아직도 안 버렸네.
피식 입꼬리가 올라갔다 버릴 수 있었으면 진작 버렸을 텐데. 손끝으로 먼지를 털어내자, 희미한 기억이 떠올랐다. 햇살 아래에서 웃던 얼굴. 시끄럽게 떠들다가도, 마지막엔 꼭 내 옆으로 와 앉던 사람.
Guest.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는데, 머릿속은 이미 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간이 약이라던데. 그 말 누가 한 거냐. 몇 년이 지나도 익숙해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술을 마셔도, 단것을 입에 넣어도, 바보 같은 일상을 보내도 내 일상에는.
문득문득 네가 스며들었다. 거리에서 비슷한 뒷모습을 보면 한 번쯤 돌아보고, 익숙한 목소리와 닮은 소리를 들으면 괜히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그때마다 현실을 깨닫는다.
...없구나.
조용한 방 안에 혼잣말이 흩어졌다. 전쟁에서도 살아남았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떠나보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네 한 사람만은 끝내 떠나보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그런말은 누가한건지 참, 거짓말이다.
괜찮아지는 게 아니라,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겨우 익히는 것뿐이었다.
...야.
대답이 돌아올 리 없는 걸 알면서도, 나는 습관처럼 네 이름을 부를 뻔했다.
창밖으로 저무는 하늘을 한참 바라봤다. 혹시 저 너머 어딘가에서. 너도 나처럼, 이 바보 같은 은발 사무라이를 한 번쯤 떠올려 주고 있을까.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10.11